창 밖에 함박눈이 내리고 있습니다. 나무, 지붕, 길에 눈이 쌓여 온통 하얀 눈 세상이네요.
눈의 결정이 떨어지면서 서로 달라붙어서 눈송이가 커진 것을 함박눈이라고 하는데요, 함박눈과 관련된 시들을 모아보았습니다.
시인 : 김영랑 / 이정하 / 목필균 / 안도현
함박눈 시 모음 (함박눈 / 우리가 눈발이라면)
함박눈
- 김영랑
'바람이 부는 대로 찾아가오리'
흘린 듯 기약하신 님이시기로
행여나! 행여나! 귀를 종금이
어리석다 하심은 너무로구려
문풍지 설움에 몸이 저리어
내리는 함박눈 가슴 해어져
헛보람! 헛보람! 몰랐으료만
날더러 어리석단 너무로구료
함박눈
- 이정하
수제비를 먹으며 왈칵 눈물이 난 것은
뜨거운 김 때문이 아니다
매운 고추가 들어가서도 아니다
어느 해 겨울, 빨갛게 언손으로 내오시던
한 그릇 어머니 가난한 살림이 떠올라서였다
나는 괜찮다 어여 먹어라
내 새끼 배는 안 골려야지
문득 고개 들어보니
분식집 창밖으로 눈이 내리고 있었다
그날 어머니가 떠먹여주던 수제비 같은
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
함박눈
- 목필균
아침에 눈을 뜨니
세상은 온통
은빛 속에 있습니다
깃털로 내려앉은 하얀 세상
먼 하늘 전설을 묻고
하염 없이 눈이 내립니다
오늘 같은 날에는
같은 기억을 간직한 사람과
따뜻한 차 한잔을 나눌 수 있다면
예쁜 추억 다 꺼내질 것 같습니다.
하얀 눈 속에 돋아난 기억 위로
다시 수북히 눈 쌓이면
다시 길을 내며 나눌 이야기들
오늘 같은 날에는
가슴으로 녹아드는 눈 맞으며
보고 싶은 사람을 그리워합니다
우리가 눈발이라면
- 안도현
우리가 눈발이라면
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
진눈깨비는 되지 말자
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
사람이 사는 마을
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
우리가 눈발이라면
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
편지가 되고
그 이의 붉은 깊은 상처 위에 돋는
새살이 되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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